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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새로운 일상/우리집 멍멍이

위험한 출산

<정면에서 본 태아의 모습>

 

<옆에서 본 태아의 모습>

 

 

 

8월 31일, 단비가 임신한지 57일째 되는날에 찍어 온 엑스레이입니다.

적어도 두마리 이상은 착상했을 줄 알았는데, 외동이라네요.

말티즈는 보통 1~6마리를 낳는다고 하는데,

단비는 몸집이 작아서 한마리 혹은 두마리만 착상될수도 있다는

우려섞인 원장님의 말씀이 있었지만 정말 외동일줄이야....

 

이날 병원에서 엑스레이와 초음파검사를 같이 했는데,

초음파검사결과 양수가 80~90% 없어진 상태라 내일 혹은 모래는 출산을 하게될것 같다고...

그런데 문제는 한마리만 착상되면 여러마리 임신한 아이들보다 몸집이 커서 분만시 골반에 머리가 걸려

숨이 막혀 죽을 수도 있고, 더욱이 태아의 머리가 엉덩이를 향해야 하는데 반대로 자리잡아서

거꾸로 나오면 아주 위험하다며 난산의 조건을 모두 가지고 있는 상태라고 무섭게 말씀하시는 수의사선생님ㅠ_ㅠ

 

지금부터는 태아가 성장하는 속도가 더욱 빠르기 때문에 모래까지 출산 기미가 없으면

제왕절개를 하는게 좋을것 같다고 하셨는데, 아직 예정일 9월 3일(60일째)까지는 3일이 남아있고,

수술비가 30~50만원이라 하니 부담도 크고, 병원에서 하는말에만 너무 신경쓰지 말자 해서

우리 집에서는 보통의 다른 강아지 출산일이 58~65일 그리고 적정일이라는 63일째인 9월6일까지

기다려보고 정 안되면 그때 수술을 하자 결론지었습니다.

 

병원을 나서서 집에 돌아오는 내내 찜찜하고, 그 이튿날 그다음날도 종일 ㄷㄷㄷ 걱정이 되었는데...

 

 

 

병원에서 우려하던 이틀이 지나고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던 어제(60일째) 드디어 단비가 진통을 시작했습니다.

퇴근후 7시 30분경 집에 도착해보니 단비가 평소와는 다르게 잘 움직이지도 않고 초조한 모습으로,

부들부들 떨다가 더운듯 헥헥 거리는것이 왠지 얘 오늘 낳겠다. 싶었는데...

 

 

 

어젯밤 9시 30분쯤 부터 진통을 시작해서 11시 50분경 출산했습니다.

진통을 하는 동안 괴로운지 숨을 허덕거리다가 끙끙 힘겨운 소리도 내고, 저도 덩달아서 너무 초조하고 무서웠습니다.

혹여 아가가 너무 커서 병원에서 말한것처럼 골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어쩌나,

단비가 약해서 힘을 못쓰면 어쩌나 많이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단비가 너무나 잘 해주었어요 :)

 

진통을 하다가 11시가 가까워올 무렵 힘을 주면 태막 주머니가 볼록 나왔다가 다시 쉬는 동안에는

쏘옥 다시 들어가고,  더 힘차게 힘을 주니 태막 안에 태아의 발이 조금 보이다가 다시 쏙 들어가기를

반복하며 애를 태우다가, 단비가 태막을 스스로 핥더니 태막안에 양수가 흘러나왔습니다.

 

이 태막 주머니가 나오기 시작하고 30분이상 아기가 나오지 않고 지체되면 위험하다고 해서 잔뜩 겁을 먹고

안절부절 빨리 건강하게 쑥 나와주길 기다리고, 도와주던 찰나. 아가의 뒷다리가 보이고

최대한 다시 들어가지 않게 꼭 잡고 배를 조금 밀어내주니 쑹풍 하고 애기가 나왔습니다^^

 

애기가 커서 배, 머리가 나올때는 단비가 비명을 지르고 아주 고통스러워했는데요.

그래도 별 탈없이 아가도, 단비도 건강하답니다.

 

* 아가가 머리부터가 아니라 뒷다리부터 나왔지만 태막만 찢어지지 않고, 어미의 힘만 좋으면 거꾸로 나와도 괜찮다고 하네요^^

 

 

출산이 처음인 단비는 젖을 찾고 안기는 아기가 낯설은가 봅니다.

 처음은 조금 핥아주고 관심을 보이더니... 이내 경계를 하고 으르렁댑니다 -_-)+

 

 

 

단비야 고생했어. 예쁜 아가 건강하게 잘 낳아줘서 고맙고, 엄마된것 축하해~~^^

 

 

 

태어난지 6시간째 된 아가예요. 그새 털이 하얗게 보송보송해졌네요^^

 

오늘 아침 아기의 낑낑 우는 소리에 깼는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단비는 새끼한테는 관심도 없고,

제 옆에서 쿨쿨 자고 있었어요 =_=);; 자는 단비를 깨워서 아가가 있는방에 데려다 주었더니

젖을 물리는게 아프고 귀찮고 낯설은지 다시 으르렁대고 왕왕 짖으면서 아가한테 쿡쿡! 겁을 주는 행동을 반복 하더라고요.

 

출산시 내가 뭘 잘못한건 아닌지... 걱정이 되네요.

아가가 태어났을때 단비가 아가보다도 제몸 뒷처리에 바빠서 태막을 제가 찢어주고, 닦아서 숨통 틔여주고

다시 어미한테 안겨줬는데, 그 과정을 혹 잘못해서 자식으로 받아들이지 않는게 아닐까 하는생각이 들어요.

시간이 조금 지나고 정이 들면 괜찮아질꺼라 생각하는데, 오늘 빈집에서 단둘이 잘 하고 있나 모르겠네요>.<)~

 

 

 

초상권 있어요~워어어~

 

 

 

 

어젯밤에 꽁꽁 묶어준 탯줄이 벌써 말라있네요.

 

 

 

아가를 낳고 힘들어서 헬쓱해진 단비. 아가 젖을 먹이려면 어미가 더 잘 먹어야 할텐데..

도통 뭘 먹으려 하질 않아서 걱정이예요.

오늘은 집에가서 강아지 출산후에 좋다하는 북어국을 좀 맛있게 끓여서 줘봐야겠어요^^